본문 바로가기
Past, Present, Future and Dream/Present (2020)

20년 7월 19일 부로 전역했습니다.

by Self Leader 2020. 7. 21.

20년 7월 19일 부로 전역했습니다.

19년 1월 28일에 육군훈련소로 입대해 운전병 특기를 부여받아 후반기 교육, 이어 승리부대 까지..

최남단에서 최북단 까지 가서 군 복무를 할 줄은 장난 삼아 최전방 가겠다는 허언을 하는 것 외에는 감히 예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약 1년 반 가까이를 부대에 있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사람들을 배우며 아주 값진 시간들을 보내왔던 것 같다.

 

난 처음 입대할때 군대는 장애물이라 생각했다. 인생의 장애물은 일찍 없애버리자.. 하고 내 또래애들 중 거의 가장 빠르게 입대를 했다. 하지만 군대는 나에게는 장애물이 아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물론 아직 내가 뭐 이뤄낸 것도 하나 없고, 얼마나 갈지도 나 스스로도 장담할 수 없어서 솔직히 부끄러운 말이긴 하지만, 내 생각과 가치관을 많이 바꿔준 것은 분명하다.

 

군대라는 특성상 연중무휴 24시간 준비태세이다. 따라서 불침번, 씨씨티비, 위병소 등 여러 근무들도 많이 스고 (의, 식, 주)가 통제당해 잠도 원하는 시간에 못 자는 것 또한 잠을 잘 자지 않는 나에겐 군생활 내내 큰 애로 사항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나에겐 큰 기회였다. 하루에 최소 3시간씩 생각하고, 고민하고 하다보면 신기하게도 인간관계, 나의 미래, 나의 과거, 그리고 지금 등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하고 고민에 고민으로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 일 수 있지만 다르게 보면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가르침을 따르는 것으로 생각도 들었다.

이로 인해 인간관계도 많이 정리되고, 지금 보면 친구가 입대 전에 50명이 있었다면 지금 1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렇게 군대 생활을 하면서 소통 부재의 이유도 있고 앞서 말한 고민을 계속하다 보면 나에게 필요한 사람, 나에게 불필요한 사람, 함께하고 싶은 사람 등 인간관계가 정리가 되고 전에는 나에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잃는 것조차 두려웠었다면 이제는 그러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나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이는 고민도 고민이지만 고민에서 나온 해결책으로 '책'이 해결책으로 제시되었다. 난 입대 전까지, 책을 읽기 전까지 복수전공에 대하여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으며,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그냥 막연한 바람만 가지고 있었으며, 나의 현 본전 공에 대하여 "아직 모르겠다.. 좀 더 해보면 재밌어지겠지.."라고 혼자 자위하는 등 인생을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이에 나에게 책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 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러한 것들을 책을 통해 느꼈기 때문에 난 나와 같은 (아마 입대한 대다수) 미래에 대하여 고민은 하나 고민만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부조리라고 하면 부조리지만 일과시간 때 tv를 볼 시간이 날 때 난 후임들에게 tv 끄고 독서 타임을 갖는 게 어떻겠냐고 수십 번을 넘게 말하고 자기 전에도 공부 연등하자고 귀찮을 만큼 했던 것 같다. 내가 했던 이 부조리를 후임들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음..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전역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게 부대의 사람들이다. 부대에는 여러 지역, 여러 가 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제주도라는 갇혀있는 듯한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물론 전역은 감사하지만 사람들을 이제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전역은 하고 싶은데 전역하기가 아쉬운 이런 이상한 감정을 계속하여 느끼고 있다. 이제 민간인으로서 군대에서 배웠던 교훈과 지혜를 잊지 말고 잘 활용해야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