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7월 19일 부로 전역했습니다.
19년 1월 28일에 육군훈련소로 입대해 운전병 특기를 부여받아 후반기 교육, 이어 승리부대 까지..
최남단에서 최북단 까지 가서 군 복무를 할 줄은 장난 삼아 최전방 가겠다는 허언을 하는 것 외에는 감히 예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약 1년 반 가까이를 부대에 있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사람들을 배우며 아주 값진 시간들을 보내왔던 것 같다.
난 처음 입대할때 군대는 장애물이라 생각했다. 인생의 장애물은 일찍 없애버리자.. 하고 내 또래애들 중 거의 가장 빠르게 입대를 했다. 하지만 군대는 나에게는 장애물이 아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물론 아직 내가 뭐 이뤄낸 것도 하나 없고, 얼마나 갈지도 나 스스로도 장담할 수 없어서 솔직히 부끄러운 말이긴 하지만, 내 생각과 가치관을 많이 바꿔준 것은 분명하다.
군대라는 특성상 연중무휴 24시간 준비태세이다. 따라서 불침번, 씨씨티비, 위병소 등 여러 근무들도 많이 스고 (의, 식, 주)가 통제당해 잠도 원하는 시간에 못 자는 것 또한 잠을 잘 자지 않는 나에겐 군생활 내내 큰 애로 사항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나에겐 큰 기회였다. 하루에 최소 3시간씩 생각하고, 고민하고 하다보면 신기하게도 인간관계, 나의 미래, 나의 과거, 그리고 지금 등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하고 고민에 고민으로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 일 수 있지만 다르게 보면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가르침을 따르는 것으로 생각도 들었다.
이로 인해 인간관계도 많이 정리되고, 지금 보면 친구가 입대 전에 50명이 있었다면 지금 1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렇게 군대 생활을 하면서 소통 부재의 이유도 있고 앞서 말한 고민을 계속하다 보면 나에게 필요한 사람, 나에게 불필요한 사람, 함께하고 싶은 사람 등 인간관계가 정리가 되고 전에는 나에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잃는 것조차 두려웠었다면 이제는 그러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나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이는 고민도 고민이지만 고민에서 나온 해결책으로 '책'이 해결책으로 제시되었다. 난 입대 전까지, 책을 읽기 전까지 복수전공에 대하여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으며,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그냥 막연한 바람만 가지고 있었으며, 나의 현 본전 공에 대하여 "아직 모르겠다.. 좀 더 해보면 재밌어지겠지.."라고 혼자 자위하는 등 인생을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이에 나에게 책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 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러한 것들을 책을 통해 느꼈기 때문에 난 나와 같은 (아마 입대한 대다수) 미래에 대하여 고민은 하나 고민만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부조리라고 하면 부조리지만 일과시간 때 tv를 볼 시간이 날 때 난 후임들에게 tv 끄고 독서 타임을 갖는 게 어떻겠냐고 수십 번을 넘게 말하고 자기 전에도 공부 연등하자고 귀찮을 만큼 했던 것 같다. 내가 했던 이 부조리를 후임들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음..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전역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게 부대의 사람들이다. 부대에는 여러 지역, 여러 가 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제주도라는 갇혀있는 듯한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물론 전역은 감사하지만 사람들을 이제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전역은 하고 싶은데 전역하기가 아쉬운 이런 이상한 감정을 계속하여 느끼고 있다. 이제 민간인으로서 군대에서 배웠던 교훈과 지혜를 잊지 말고 잘 활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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